5 min read

Matin 4x 루페 사용기

Matin 4x 루페 사용기
Photo by Steven Wright / Unsplash

처음에 9,000원 짜리 니콘 10x 루페를 써보고 '역시 싼게 비지떡'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 후에도 슈나이더니 로덴스톡이니 하는 것들은 여전히 가격의 압박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한번 더 모험을 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제 호라이즌이냐 마틴이냐 하는 것이었는데, 마침 호라이즌에는 마땅히 살만한게 없었다. 4배 루페가 접이식이었는데 쉽게 망가질 것 같아 보여서, 결국 3만원대 마틴 4x 루페를 구입했다.

Matin 4x Loupe

이번 결과는 대만족이다. 35mm 슬라이드 필름이 짤리는 부분 없이 한눈에 깨끗하게 보인다. 왜곡도 없고, 색수차도 보이지 않는다. 시도 보정 기능도 가지고 있어서 안경을 낀 채로도 볼 수 있다. 돌리는 부분이 좀 뻑뻑하긴 하지만 처음에 자신의 시력에 맞춰놓으면 잘 바꿀 일이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더 좋은게 아닌가 싶다.

게다가 플라스틱 재질의 Nikon 루페와 달리 Matin 루페의 바디는 알루미늄 금속 재질이다. 루페를 잡을 때마다 느끼는 무게감과 차가운 감각은 사람에 따라 주관적으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적어도 나한테는 장점이 되었다. 접안부 아래의 필름과 닿는 쪽은 플라스틱 재질의 반투명 스커트인데, 검은색 스커트도 같이 들어있어서 필요에 따라 교체할 수 있다. 하지만 눈의 위치가 루페 정중앙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바로 상이 흐려지는 점이 좀 불만이다. 되도록 시선을 필름면과 90도 직각이 되도록 유지해줘야 한다.

사온 김에 Nikon 10x와 Matin 4x 루페의 왜곡 및 색수차 정도를 비교해보았다. 니콘 루페에 대한 사진도 이번에 다시 찍었다. 니콘 루페 때와 마찬가지로 A4 용지에 워드로 Times New Roman 11pt 영문 대문자로 알파벳을 반복해서 찍은 것을 이용했다.

Nikon 10x 루페의 경우

왜곡 면에서나 색수차 면에서나 지난 번에 보았던 것처럼 두드러져 보인다. 특히 중앙부 영역에서도 약간의 색수차를 보이고 있다. 'Z'의 윗부분 및 'B'의 우측 부분을 보면 알 수 있다.

Nikon 10x의 왜곡

Nikon 10x를 통해 본 모습. 왜곡률이 꽤 크다.

Nikon 10x 중앙 영역
Nikon 10x 좌상단 영역

위에부터 각각 중앙 영역, 좌상단 영역 확대 사진이다.

Matin 4x 루페는

전체적으로 왜곡이라던가 색수차를 거의 볼 수 없었다. 대신 좌상단 영역에서는 'K' 문자에서 볼 수 있듯이 중앙 영역에 비해 선예도가 약간 떨어진다.

Matin 4x 왜곡

(빨간색 가이드라인과 문자열의 각도 차이는 루페의 문제가 아니라 촬영자의 실수로, 이를 감안하여 봐주시기 바랍니다.)

Matin 4x 중앙 영역
Matin 4x 좌상단 영역

위에부터 각각 중앙 영역, 좌상단 영역 확대 사진이다.

마지막으로 다음은 각 루페를 써서 실제 슬라이드 샘플을 본 것으로, 위에서부터 차례로 Nikon 10x, Matin 4x로 봤을 때의 모습이다. Nikon 10x의 경우 가로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가로로는 꽤 짤려나간다. 게다가 중앙에서조차도 색수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구석의 내용을 제대로 보려면 그 부분을 가운데에서 볼 수 있도록 루페를 이동시켜줘야 한다. 결과적으로 전체 필름 내용을 다 제대로 보려면 루페를 이리저리 움직여줘야 한다.

Nikon 10x View
Matin 4x View

Matin 루페에 대해 총평을 내리자면 '로덴스톡이나 슈나이더의 1/4 가격으로도 왜곡이나 색수차 없이 필름을 한 눈에 깨끗하게 볼 수 있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여기에 렌즈의 정중앙이 아닌 부분에서도 필름을 깨끗하게 볼 수 있다면 정말로 10만원대 루페가 부럽지 않을 것이다.

— END OF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