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livedoor 무선랜 서비스 이용기
0) 소개
Livedoor사는 일본의 웹 포탈 서비스 업체 중 하나입니다. 올해 초에 이 회사에서 'livedoor 무선랜 서비스'를 발표했는데, JR 야마노떼선 (우리나라의 지하철 2호선과 같은 순환선입니다) 내부 권역에 총 2,200 여개의 무선랜 접속용 억세스 포인트를 설치해서, 실내/실외 어디에서나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9월 현재 일부 지역에서 무료 시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오는 11월부터 본격적인 유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무선랜 기술은 IEEE 802.11b/g로 최대 54Mbps의 속도를 지원하며, 억세스 포인트에서부터는 광 케이블로 유선 인터넷에 연결됩니다. 이용 금액은 초기 가입금 1,050엔(약 만원)에 월 525엔(약 5천원) 정액제입니다.
1) 가입
Livedoor 무선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총 세 번의 등록 절차가 필요합니다. 좀 귀찮은 편이지요. 첫번째로 livedoor 포털 서비스에 가입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와 달리 주민등록번호 같은 것 없이 우편번호만 잘 입력하면 됩니다. 두번째는 livedoor wallet(ウォレット)이라고 부르는 livedoor ID 별 결재 정보 등록입니다. 이 정보는 livedoor 내의 유료 서비스를 결재하는데 사용됩니다. 마지막으로 livedoor 무선랜 서비스를 신청해야 하는데, 여기에 거주지 주소 및 연락 전화번호를 적는 난이 있습니다. 저는 초지일관 호텔 주소를 사용했습니다. --; 등록이 완료되면 로그인 ID와 SSID, WEP key, 그리고 설정 가이드를 위한 URL 정보가 메일로 전송됩니다.
2) 접속
메일로 받은 SSID와 WEP key 정보를 갖고 livedoor 네트워크가 잡히는 곳에 가서 접속하면 됩니다. 먼저livedoor-web이라는 네트워크가 잡히면 WEP key를 입력하고 802.1X 인증 모드를 끕니다. 설정이 끝난 후에 웹 브라우저를 열면 자동으로 livedoor 웹 인증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여기에 자신의 livedoor ID와 password를 입력하면 다음부터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가끔livedoor-dot1x라는 네트워크도 함께 검색되는 경우도 있는데, 웹 기반 인증 방식 대신 802.1X 인증 방식을 사용합니다. 현재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3) 사용 및 소감
자, 이제 livedoor 네트워크가 되는 곳만 찾으면 됩니다... 이지만 이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상식적으로는 신쥬쿠 일대에서 번화가 주변이면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한산한 주택가에서 주로 잡히더군요. 등잔불 밑이 어둡다는 격으로, 제가 숙박하고 있는 호텔 근처에서 찾았습니다. __)
나중에야 알았지만 번화가에는 의외로 억세스 포인트를 설치하기가 힘들답니다. 설치 공사 허가가 나와야 하는데 사람이 많이 몰리는 지역일수록 이것 저것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으므로 행정 처리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요.
오전에 약 30분 간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한쪽 억세스 포인트 앞에서 접속해서, 56kbps NHK 실시간 인터넷 라디오 방송에 접속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throughput은 32kbps. 처음에는 54Mbps 속도로 접속되었지만, 제가 노트북을 들고 반대쪽 livedoor 억세스 포인트까지 왕복했더니 1Mbps까지 대역폭이 감소했습니다. 즉, 보다 가까운 쪽에 억세스 포인트가 있어도 접속이 옮겨지지 않고 원래 억세스 포인트와의 연결을 계속 잡고 있다는 것인데, 따라서 이동하면서 네트워크를 계속 이용하는 것에는 부적합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억세스 포인트들이 전신주 등의 옥외 시설에 설치되기 때문에, 의외로 실내에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호텔을 중심으로 각각 70m, 80m 떨어진 곳에 억세스 포인트 장비들이 있는 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제 방에선 아예 잡히지도 않고, 일층 로비에서도 간신히 잡히거나 종종 없어집니다. 참고로 표준 상 통신 거리가 반경 250m, 실제로는 반경 약 150~200m입니다. 건물 외벽, 지나다니는 사람 및 차량 등에 의해 감쇄가 발생하며, 통신이 가능한 거리가 대폭 줄어들게 됩니다. 결국 '내 방 창문 앞에 있는 전신주에 억세스 포인트가 설치되어 있네'와 같은 이상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모두 노트북을 들고 밖으로 나와서 사용해야 합니다. 이 정도면 livedoor가 아니라 outdoor이지요.
이것저것 더 테스트해보고 싶었으나, 아침 출근 시간에 벽에 붙어서 노트북을 들고 작업하다가 갑자기 노트북을 귀에 대고 걸어다니다가 전신주에 바짝 붙어 위를 쳐다보는 모습 등등을 지나다니던 직장인과 학생들 그리고 동네 사람들이 모두 희한하게 쳐다보는 바 자칫하면 경찰까지 부를 것 같아 그만 포기하고 철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__)
4) 마무리
우리나라에서 일본의 livedoor 무선랜 서비스와 비교될 수 있는 서비스는 네스팟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livedoor는 일정 권역 내의 모든 곳에 억세스 포인트를 설치하고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인데 반해 네스팟은 학교, 커피숍, 회사 등 주요 hotspot이라고 예측되는 지점에 집중적으로 억세스 포인트를 설치하는 방식이지요.
둘 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주택 지구에서도 어디서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겠고, 후자의 경우에는 실내에서 편히 앉아서 접속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직까지 네트워킹의 활용 공간은 실외보다 실내가 더 높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네스팟 방식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반면 인증 방식은 livedoor의 손을 들어주겠습니다. Livedoor의 경우 현재 웹 페이지에서 인증을 처리하고 있고 향후 802.1X 기반의 인증 방식을 도입할 예정으로 있어 표준에 잘 부합하고 특정 운영체제에 독립적인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네스팟은 윈도우 외에는 로그인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없지요.
끝으로 전신주에 설치된 억세스 포인트의 실제 모습입니다. 일반 억세스 포인트보다 크기가 더 큰데, 방열 및 방한, 방수, 방진 등을 위한 케이스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억세스 포인트를 구성하는 장비들과 케이블. 보기보다 구성은 단순합니다. 케이블들도 안테나선, 전원선, 데이터 케이블 등 알아보기 쉬운 것들로 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