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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교토 그 첫번째

2004년 교토 그 첫번째
Photo by Dino Reichmuth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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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에 처음 쓰고 2023년에 다시 추가했다. 처음 쓴 글은 인용문으로 구분한다.

히가시혼간지

2년 전에 갔었던 교토를 다시 찾아갔다.
그 때 머물렀던 료칸에 다시 투숙했는데, 그곳 주인 할머니가 아직도 내 얼굴을 기억한다. (오오... T^T)

먼저 2년 전에 교토에 처음 왔을 때 먼저 찾아갔었던 히가시혼간지를 이번에도 제일 먼저 방문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가깝다는 이유 때문에...

보이는 건물의 대다수는 료칸이다.

2004년 당시에도 오래된 여관이었는데, 이번에 찾아보니 아직 그 위치에서 여전히 영업을 한다. 게다가, 내 기억으로는 구식 2층 건물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 구글 스트릿뷰로 보니 4층 건물로 변신했다.
벌써 20년 전이니 그 떄 주인 할머니는 지금은 볼 수 없겠지.

히가시혼간지 앞에는 료칸들이 많이 있는데, 그 역사가 1800년대 후반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대부분 사찰에 방문하는 승려들을 위한 숙박업에서 시작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히가시혼간지는 동본원사(東本願寺)라고 쓰는데 정토진종 계열이며 도쿠가와 이에야스 시절에 세워졌다. 그후 한번 화재로 무너졌다가 1890년대에 재건되었다고 한다.

당시에 알던 지식으로는 원래 히가시혼간지와 니시혼간지가 같은 절이었는데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불교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절을 2개로 분리했다는 것이었는데, 그 때는 사찰의 대지 자체를 분할했다는 것으로 이해했지만 사실은 반대 세력을 위한 절 (히가시혼간지)을 세움으로써 세력을 양분하고 약화시켰다는 뜻이었다.

갈증을 해소하는 곳...이 아닌 손 씻는 곳이다.
절 안에 불교와 상관없는 용 조각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지 않은가?

히가시혼간지를 둘러싸고 있는... 연못? 해자?
예전의 불국사도 배를 타야 들어갈 수 있었다 하니 이 정도는 약과겠지...

아쉽게도, 히가시혼간지의 본당은 현재 보수 공사 중이라 건물 외관의 사진을 찍을 수는 없다. 그러나 신발 벗고 들어가 내부를 둘러보는 건 할 수 있다.
꼭 가보시라. 금붙이 장식들 때문에 번쩍번쩍 거린다. ^^

히가시혼간지의 거대한 규모를 보고난 후 니시혼간지를 보면 그 수수한 모습 때문에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고 머릿속에 남아있지 않는다. 하지만 실은 역사학적, 건축학적 가치는 니시혼간지 쪽이 더 높다고 한다. 니시혼간지도 놓치지 말기 바란다. :)

JR교토역

히가시혼간지에서 왼쪽으로 계속 걸어가면 JR 교토역이 나온다. 이것도 꽤 볼거리다. 처음 봤을 땐 '이 나라 사람들, 먹고 건물 짓기만 하나' 하는 생각을 다할 정도였으니까.
교토역사 안에 백화점과 극장, 호텔, 지하 아케이드까지 다 들어가 있다. 크기 면에서는 현재의 서울역 신역사 정도가 아니면 비교할 대상이 생각나지 않는다.

JR 교토역사. 제목을 붙이자면... '현세와 천국' 쯤?

교토역 제일 위에 있는 '공중정원'에서 바라본 교토타워.
좀더 어두워지길 기다렸다 찍을걸 그랬나...

지금의 교토역은 1997년도에 완공한 건물로, 15층 높이이며 기차역 외에도 이세탄 백화점, 쇼핑몰, 호텔 등이 들어서 있는 무척 큰 규모의 역사이다. 아래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15층 옥상의 공중정원까지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가는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을 정도로 환히 탁 트인 구조에 충격을 많이 받았었다. 천정의 철제 구조물에는 역을 가로질러 가는 통로가 있어서 아래를 훤히 내려다볼 수 있다.

버스 정거장

교토역 앞에 있는 버스 승차장. 'D1'은 키요미즈데라 행을 나타내는 번호인데, 교토 내 다른 정거장과 달리 이 곳은 워낙이 많은 버스들이 몰리기 때문에 행선지 별로 버스 정차 위치가 결정되어 있다.
버스 일일 승차권은 시 직영 버스에서만 사용되므로 미리 꼭 확인해야 한다.

교토역은 JR 열차 외에도 상당수의 사철과 고속버스들이 지나가는 교통 허브이다. 교토역 앞 광장에는 이러한 버스 승차장이 많이 있는데, 목적지를 잘 보고 서야 한다. 웬만한 교토 관광지는 버스로 다 연결되므로 편리한데, 보통 교토역 앞에서 버스를 타는 것으로 시작하게 된다.

참고로, 2004년 기준으로 교토의 버스 정거장 표시는 무...척 아날로그였다. 당시 서울 기준으로도 버스 노선 별 운행 정보를 디지털 전광판으로 보여주던 때였는데, 교토는 현재 정거장, 전 정거장, 전전 정거장 위치에 버스 그림을 기계적인 방식으로 올렸다 내렸다 하는 식으로 위치를 표시했었다.

교토는 교토역은 그렇게 현대적이면서 버스 정거장은 옛날 방식을 여전히 사용하는 곳이었다.

— END OF POST.